사랑어린사람들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실댁1 오실댁1 1928년생인 오실댁은 올해로 아흔네 살이다. 오실댁은 친정이 골프장 앞 동네 오실이어서 오실댁이다 오실댁은 아들 딸 둘을 낳았고, 작은댁 아들과 딸을 데려와 키웠다 일찍 장가를 보낸 아들이 큰손자를 낳았는데 며느리는 손자를 낳고 친정으로 돌아갔다 노름하는 사위랑 살다가는 앞날이 뻔하다는 친정어매 말을 어기지 못했다 야밤에 친정식구들 틈에 싸여서 친정으로 갔다 오실댁은 사돈집에 쫓아가서 빼앗긴 손자를 도로 찾아왔다 오실댁은 타지에서 돈을 버는 영감을 기다리지 않았고 두 살 배기 손자를 막둥이처럼 키웠다 영감은 겨울날 아침 돼지막을 치우다 쓰러져서 세상을 떴다 오실댁은 틈만 나면 동네 사람들한테 우리, 손주가... 우리, 손주가... 하며 자랑했고, 막둥이 같은 손자는 응답이라도 하듯 큰 소리로 .. 더보기 월하야행月下夜行 연하정담年賀情談 달은 우리 동네 뒷산 너머에서 올라와 바다 위를 지나 바다 저편 동네 산 너머로 진다. 보름이 지나고 달포가 지나면서 달은 모습을 바꾸고, 바닷물은 높낮이가 달라진다. 보름달이 뜰 때나 칠흑-동네 앞 카페와 펜션, 골목 가로등 빛 공해는 논외로 치자. 가치가 없으니-같은 그믐 때 바닷물은 도로 옆 방파제를 넘실대고, 달이 확연한 경계로 반으로 갈릴 때 바다는 경계를 내주고 무한한 갯벌이 된다. 12월 겨울밤에 땅과 바다, 하늘은 하나인 듯 몽롱하고 북쪽에서 부는 바람만이 허물없이 넘나든다. 사람은 그 안에서 다만, 침잠할 뿐이다. 우리 동네에 밤이 왔다. 코로나로 몇 해째 소란스러운지 모르겠다. 세상은 소란하지만 우리-구빈이는 타향살이 중이니 정확히는 아내와 나-는 별이 총총한 어느 밤처럼 안온하다. 세.. 더보기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어떤 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겪은 후에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진실을 알게 했”다고 노래했다.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한 그 시절에 무작스럽게도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불렀지만 지금은 잊힌 노래가 됐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에 예의 나도 있었고, 당연하게 나도 잊어버렸다. 문득 떠올라서 다시금 웅얼웅얼 불러보니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건 진실일 거란 확신이 든다. 다만, 지금까지 여러 번 아팠을 텐데 여전히 미성숙한 걸 보니 노래를 잊어버린 대가인 거 같다는 하나마나한 생각이 떠올라 씁쓸하다. 잊힌 노래를 불러들여야 우리는 아니, 나는 성숙해지는가?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진실을 알~게 했어요.” 시시때때로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플 때면-몸이든 마음이든-이 노래를 상기해야만 성숙해진다는 것 또한 진실임에.. 더보기 달빛은 시냇물처럼 흐르고 달천댁은 칭얼대는 아가를 안아서 달랬다. 아가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달천댁을 올려다봤다. 달천댁은 아가에게 까꿍, 하고는 자신의 왼쪽 뺨을 어루만졌다. 아직도 얼얼하고 화끈거렸다. 문딩이 같은 년, 그런다고 요로코롬 해불어야 쓰겄어? 여수댁이 손찌검을 한 것은 순식간이었다. 변명이고 자시고 할 사이도 없이 솥뚜껑 같은 손이 날아들었다. 눈앞에서 불길이 일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여수댁은 씩씩거리며 덮칠 기색이었다. 옆에서 말리지 않았다면 남산만 한 여수댁 배때지에 밀려서 달천댁은 동네 어귀 개천에 빠졌을 것이다. 누군가 둘 사이에 끼어들었고, 여수댁이 엉거주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달천댁은 잽싸게 빠져나와 집으로 내달렸다. 달천댁은 키가 작고 아담했지만 어릴 적부터 날래다는 소리를 들었다. 동무.. 더보기 봄으로 가자 이제, 봄으로 가자. 아이폰SE2 더보기 두더지 순례 정리 영상 (거의 최종) 더보기 몽하리 가는 길에 과속방지턱은 몇 개인가? 어떤 사람이 K에게 몽하리(夢下里)에서 살기가 불편하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K는 별다른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 촌에서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는 몇 가지 이유를 들어 몽하리가 불편할 것 같다고 했다. 그가 불편할 것 같다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마다 아내는 인상을 찌푸리며 이렇게 급하게 가지 않아도 돼, 한다. K가 생각해도 몽하리 가는 길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이 많기는 많았다. 출퇴근을 할 때 가끔 몽하1리 쪽 외곽으로 나가 산업도로를 타기도 한다. 차에서 올라오는 덜컹거리고 삐걱거리는 잡소리를 듣고 싶지 않을 때도 있고, 급하게 시내에 갈 일이 있을 때도 있으니까. 과속방지턱이 많은 것은 몽하리 가는 길을 따라서 자연 부락이 이어져 있고, 그런 만큼 들고나는 차량 통행도.. 더보기 2020 노동자 Challenge 영상 2020 노동자 Challenge 영상 제작 생활놀이집단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7 다음